“정치가 검찰 덮었다”... 박순철 남부지검장 사의표명
“정치가 검찰 덮었다”... 박순철 남부지검장 사의표명
  • 정대윤 기자
  • 승인 2020.10.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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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철 남부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55분 검찰내부게시판에 올린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에서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박 지검장은 라임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1조5000억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펀드 사태에 관련해 김봉현씨가 1000억원대의 횡령·사기등의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고 로비 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봉현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동안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사건을 수사하는 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추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며칠간 숙고해 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검사 비리는 김봉현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를 하지 않았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경 전임 남부지검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면담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총장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8월 31일 그간의 수사 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며 "저를 비롯한 전현직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그 사건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위 수사에 대하여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하여 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도 비판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따라 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만 한다"며 "그런데 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검장은 올해 상반기 의정부지검장으로서 윤 총장의 장모 관련 사건을 처리했고, 추 장관의 인사로 지난 8월 남부지검장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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