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제주항공이 끝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의 파산이 불가피해졌다.
제주항공이 23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 이로써 7개월여간 끌어온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은 최종 무산됐다.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은 양사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항공업계 재편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향후 이스타항공 파산과 직원 1천600명의 대량 실직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해제 공시 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계약서상 선결조건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1천700억원 넘게 불어났다. 또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체불임금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며 갈등이 커지기도 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주식 매입 자금 의혹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이 의원이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수 무산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제주항공은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로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마감 시한인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모두 완료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 주장이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이상직 의원이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의 무더기 실직 사태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천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미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이 무더기로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결조건 이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계약 파기 책임을 두고 양측의 소송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