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건 방한에 맞춰 “미국과 마주 앉을 일 없어... 南 중재는 잠꼬대”
北, 비건 방한에 맞춰 “미국과 마주 앉을 일 없어... 南 중재는 잠꼬대”
  • 최수희 기자
  • 승인 2020.07.07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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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한 한미 간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019.08.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한 한미 간 조율을 진행할 예정이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최수희 기자]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7일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재차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권정은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권 국장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4일 북·미회담 가능을 이미 일축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조미수뇌회담설(북·미정상회담설)과 관련해 얼마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명백한 입장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조미대화(북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 나가기 위한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다"며 11월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ap

 

또 권 국장은 "(최선희 제1부상) 담화에서는 때도 모르고 또다시 조미수뇌회담 중재 의사를 밝힌 오지랖이 넓은 사람에 대하여서도 언급하였다"며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를 하는데만 습관되여서인지 지금도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헷뜬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오고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권 국장은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더욱 망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며 "그 노력의 결과를 보게 되겠는지 아니면 본전도 못 찾고 비웃음만 사게 되겠는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담화는 비건 부장관이 7∼9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일정을 시작하는 날에 맞춰 나왔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히며 북한을 다시 대화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를 냈지만, 북한이 대화를 거듭 거부하면서 그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또한 문 대통령이 최근 대화와 협력에 무게를 담은 외교·안보 진영 인사를 단행했음에도 얼어붙은 북미·남북관계의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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