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방역당국이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미국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2일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투약한다고 밝혔다. 수입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맺은 의약품 무상공급 특례수입 계약을 통해 지난 1일 전격 공급이 시작된 지 하루 만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렘데시비르의 국내 도입 발표 이후 약품 신청을 한 병원들이 몇 곳 있었다”며 “오늘 오후 심의를 거쳐 해당 병원에 제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렘데시비르와 관련해 2명의 환자에 대한 사용신청이 들어왔다"며 "이에 따라, 심의를 거쳐 오늘 오후 렘데시비르 약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약품 신청과 공급 기관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 측에 따르면 어제 하루 렘데시비르 사용 요청을 한 병원은 5곳인데 이 중 2곳이 신청서까지 접수해 오늘 약품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시험 등 다수의 검증을 거쳐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의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등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초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승인했고 약 한 달 만에 국내 공급이 결정됐다.
앞서 전날 질본은 길리어드와의 계약에 따라, 이달까지는 약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다음달부터 가격협상을 통해 유상으로 렘데시비르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렘데시비르의 투약대상은 질본이 중앙임상위원회 등과 논의해 결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코로나 중증환자들로 엄격히 제한된다.
렘데시비르 투약 대상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로 코로나19 '양성'이 나온 환자 가운데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인데 특히 산소포화도 94% 이하, 증상 발생 후 10일 미만이라는 조건까지 갖춰야 한다.
이날 0시 기준 중증 이상인 확진자는 산소마스크 등의 치료를 받는 중증환자 16명,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 치료 중인 위중환자 18명 등 모두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대본은 해당통계에 새로 포함됐던 30대 중증환자에 대해 "브리핑 전에 추가로 확인한 상황에서는 그 사이 상태가 호전돼 현 시점으로는 중증환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치료비는 감염병예방법 제67조 1호에 근거해 모두 국가의 몫으로 규정돼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진단 비용과 마찬가지로 렘데시비르 관련비용 역시 전액 국가가 부담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