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선권 “다신 트럼프에 치적 선전 보따리 안 줘... 美 맞서 힘 키울 것”
北 리선권 “다신 트럼프에 치적 선전 보따리 안 줘... 美 맞서 힘 키울 것”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0.06.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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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 북한 리선권 외무상은 12일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선권 외무상은 이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두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 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고 조선반도의 평화번영에 대한 한 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 버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리선권 외무상은 "우리 최고지도부는 역사적인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조성된 대내외정세에 부합하는 국가 핵발전전략을 토의하고 미국의 장기적인 핵전쟁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하여 엄숙히 천명했다"며,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6.12 2돌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고 주장했다.

리선권 외무상은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서 "지금까지 현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면서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헸다.

이어 리 외무상은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 조미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 장소)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며 "미국이 말로는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왔다"고 주장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14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미국에 의해 조선반도는 항구적이고 공조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 최대 열점지역으로 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핵전략폭격기, 항공모함 등을 배치한 점을 거론하며 "시대착오적인 행위로 일관된 2년간을 통해 저들이 떠들어온 조미사이 '관계 개선'은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고립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였다"며,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남북 연락채널을 전면 차단한 북측에 '실망'했다는 미국을 향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며,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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