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시위 현장에 연방군을 동원하는 문제와 관련해 반기를 들었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지난주에 해임하려 했다가 측근들의 만류로 접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다수의 관리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군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려는 자신의 방침을 따르지 않은 에스퍼 장관에 대해 격노해 경질하려 했었다며 에스퍼 장관도 한때 사직 준비를 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에스퍼 장관을 해고할 생각을 갖고, 여러 참모들과 이에 대해 협의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참모들이 우려를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을 즉각 해임한다는 생각을 일단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던 에스퍼 장관은 자진 사퇴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역할에 관해 국군통수권자와의 의견 차이에 좌절감을 느꼈다는 것. 하지만 그의 측근과 참모들이 이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내며 에스퍼 장관을 대체할 인사들의 명단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3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법 집행에 현역군을 동원하는 건 최후의 수단으로,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는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됐고 이 때문에 백악관 관리들은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에 대한 해임 여부를 논의한 인사들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외부 자문그룹 가운데 한 명인 데이비드 어번, 톰 코튼(아칸소) 및 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상원의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실적으로 후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고, 대선 때까지 국방장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에스퍼 장관 해임 시 트럼프 행정부가 곤란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면서 해임을 만류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