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정상원 기자]서울교육청이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특성화중학교 지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설립취지와 맞지 않게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사진)은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평가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10일 서울교육청은 지난 9일 ‘특성화중학교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서울체육중의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세 학교 중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에 대해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려워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과는 오늘 해당 학교에 통보됐다. 이에 학교 측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국제중의 존재가 “지정 목적과는 달리 일반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 체제로 인식되면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어유치원-사립초-특목고로 가는 과정 중 중학교 단계 목표가 되면서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이유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성과평가에서 기준점수를 70점으로 설정해 모든 항목에서 ‘보통’ 평가를 받으면 기준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 두 학교 모두 운영상의 문제와 감사처분을 받은 것이 중요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설립 취지인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도 저조했다는 평가다. 연간 1000만원이 넘는 학비에도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와 '사회통합 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 학생 교육활동에 대한 재정지원 노력이 낮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행정절차법 제21조 등에 따라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중으로 전환된다. 단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일반중학교 전환이 확정되는 국제중학교에는 별도의 재정 지원을 통해 학습환경을 개선한다. 학교가 원할 경우 학교공간 재구조화, 미래형교실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최대 5억원을 지원하고 세계시민교육 특별지원학교 등 선정을 통해 최대 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국제중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경기교육청과 부산교육청 역시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에 대한 재지정 평가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으로, 지난해 자사고 폐지 논란에 이어 국제중 폐지 역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