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용 가방에 9세 아들 가둔 계모 결국 구속... 지난달에도 학대 정황
여행용 가방에 9세 아들 가둔 계모 결국 구속... 지난달에도 학대 정황
  • 최수희 기자
  • 승인 2020.06.0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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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서북경찰서.
충남 천안서북경찰서.

 

[주간시사매거진=최수희 기자]9세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 심정지 상태로 의식불명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결국 구속됐다.

3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이민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A군(9)의 계모 B씨(43)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B씨는 지난 1일 천안 서북구 백석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A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같은 날 오후 7시25분쯤 B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에 의해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째인 오늘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군은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 2개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애초 A군을 가로 50㎝·세로 70㎝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다시 가로 44㎝·세로 60㎝ 크기 가방에 감금했다. 당시 A군의 아버지는 업무 관계상 집에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심정지 상태로 (119에 의해) 발견된 건 두 번째 가방”이라며 “A군이 첫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다른 가방에) 들어가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엘리베이터 CCTV 분석 결과 B씨는 A군을 가방에 감금한 상태로 3시간가량 외출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일부를 시인하며 “게임기를 고장 낸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해서 훈육 차원으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지난달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에 내원했고 멍자국 등이 있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병원의 신고를 받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통보한 바 있다. B씨는 기관과의 상담 후 모니터링 중에 또 다시 학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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