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10여년을 6t이 넘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아온 '은둔형' 자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대구 남구는 지난 12일 50∼60대 자매 2명이 10년 넘도록 집안에서 밖에 나오지 않은 채 생활했던 대명동 한 단독주택 내부를 청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공무원과 청소업체 관계자 등 10명이 온종일 청소한 방 안에서 배출한 쓰레기는 6t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구가 공개한 방안에는 온갖 쓰레기와 오물 등이 빼곡이 쌓여 있었다. 또 집안 내부에 쌓인 쓰레기더미 속에서는 오물은 물론 심지어 쥐, 바퀴벌레도 득실거렸다.
이들의 은둔 생활은 평소 먹거리를 챙겨다 주던 친언니가 지난달 10일 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남구희망복지원이 이를 인지하게 되면서다.
백아인 희망복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는 한 달 동안 수차례 자매의 집을 방문해 자매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속적인 가정방문 등을 통해 자매와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입원을 완강히 거부하던 두 자매를 설득해 병원진료 및 치료를 이끌어냈다.
백 관리사는 “처음에는 (자매가) 문도 안 열어주고,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많이 두려워했다”며 “먹을 것을 계속 요구하는 소유욕을 보였고, 수집증이 심해 쓰레기도 다 모아뒀다”고 전했다.
자매는 10여년 전부터 함께 살며 마음의 병을 키워온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이 자매에 대해 서로 정신질환을 주고받으며 병을 더 키우는 ‘공유 정신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남구 희망복지지원단 측은 “이들 자매에 대한 통삽사례 관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관심과 사랑이 자매를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