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은둔형 자매’ 6t 쓰레기더미 생활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대구 ‘은둔형 자매’ 6t 쓰레기더미 생활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 고천주 기자
  • 승인 2020.05.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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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희망복지지원단은 12일 대명동에 거주하는 은둔형 자매가 10년 동안 쌓아 놓은 쓰레기 6t가량을 치우고 방역을 실시했다. ⓒ남구 제공
남구 희망복지지원단은 12일 대명동에 거주하는 은둔형 자매가 10년 동안 쌓아 놓은 쓰레기 6t가량을 치우고 방역을 실시했다. ⓒ남구 제공

 

[주간시사매거진=고천주 기자]10여년을 6t이 넘는 쓰레기더미 속에서 살아온 '은둔형' 자매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대구 남구는 지난 12일 50∼60대 자매 2명이 10년 넘도록 집안에서 밖에 나오지 않은 채 생활했던 대명동 한 단독주택 내부를 청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공무원과 청소업체 관계자 등 10명이 온종일 청소한 방 안에서 배출한 쓰레기는 6t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남구가 공개한 방안에는 온갖 쓰레기와 오물 등이 빼곡이 쌓여 있었다. 또 집안 내부에 쌓인 쓰레기더미 속에서는 오물은 물론 심지어 쥐, 바퀴벌레도 득실거렸다.

이들의 은둔 생활은 평소 먹거리를 챙겨다 주던 친언니가 지난달 10일 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남구희망복지원이 이를 인지하게 되면서다.

백아인 희망복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는 한 달 동안 수차례 자매의 집을 방문해 자매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속적인 가정방문 등을 통해 자매와 신뢰관계를 형성한 뒤 입원을 완강히 거부하던 두 자매를 설득해 병원진료 및 치료를 이끌어냈다.

백 관리사는 “처음에는 (자매가) 문도 안 열어주고,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많이 두려워했다”며 “먹을 것을 계속 요구하는 소유욕을 보였고, 수집증이 심해 쓰레기도 다 모아뒀다”고 전했다.

자매는 10여년 전부터 함께 살며 마음의 병을 키워온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이 자매에 대해 서로 정신질환을 주고받으며 병을 더 키우는 ‘공유 정신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남구 희망복지지원단 측은 “이들 자매에 대한 통삽사례 관리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관심과 사랑이 자매를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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