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유가 대폭락, 사상 첫 마이너스권... “공짜라도 안 사”
미국산 유가 대폭락, 사상 첫 마이너스권... “공짜라도 안 사”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0.04.21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 jack)의 모습.ⓒap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 jack)의 모습.ⓒap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 국제유가가 대폭락하면서 사상 처음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급락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속보로 이 같은 내용을 타전하면서, 유가 마이너스 대폭락 현상은 선물시장에서 만기일이 닥친 5월물이 아닌 6월물을 선호한 탓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곤두박질쳐 공짜라도 사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미 CNN 방송은 “원유 공급 과잉 상황에서 원유를 저장할 시설이 고갈됐다”며 “매도자가 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게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급감, 저장할 곳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유시장의 ‘선물 이벤트’가 겹치면서 수요 자체가 붕괴했다는 분석이다. 또 CNBC방송은 “저장 탱크는 이미 채워져 더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원유를 저장할 곳만 찾을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5월물의 거래량은 적었고, 오히려 6월물이 활발하게 거래됐다고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가 크다는 의미이기는 하지만, 실제 원유시장의 정확한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1일부터 본격적으로 거래되는 6월물 WTI는 4.09달러 내린 20.94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론 마이너스권의 유가가 하루새 20달러선으로 급등하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벤치마크 유종인 브렌트유는 10% 가까이 약세로 25달러 수준이다.

한편, 국제유가 대폭락의 영향으로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장초반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92.05포인트(2.5%) 낮은 2만3,650.44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8% 하락한 2,823.16, 나스닥은 1% 내린 8,560.73을 기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