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크루즈 우리 국민 희망자 국내 이송 추진"
정부, "일본크루즈 우리 국민 희망자 국내 이송 추진"
  • 정대윤 기자
  • 승인 2020.02.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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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왼쪽)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능후(왼쪽)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대윤 기자] 미국과 캐나다 등 각국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해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한 자국민 구출에 나선 가운데 한국 정부가 귀국 수요를 파악해 국내 이송을 추진키로 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에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선내의 우리 국민의 국내 이송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본부장은 "정부는 2월 19일 이전이라도 일본 당국의 조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우리 국민 승객 중 귀국 희망자가 있다면 국내 이송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며 "우리 국민의 의사를 우선 정확히 파악한 후 일본 정부와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의 탑승객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며, 음성 판정자를 19일부터 순차적으로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귀국 여부와 관계 없이 크루즈선 내에 있는 한국인들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상시 연락과 편의제공 등 영사조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키로 했다.

15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한 객실 발코니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일본에서 14일 하루에만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총 259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218명은 크루즈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15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한 객실 발코니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일본에서 14일 하루에만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총 259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218명은 크루즈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앞서 미국 정부는 일본 시간으로 이날 오후 전세기를 보내 크루즈에 탑승한 미국인 380여명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인근 트래비스 공군기지나 텍사스주 랙랜드 공군기지로 이동해 2주간 격리될 예정이다. 이어 캐나다와 홍콩, 대만도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을 송환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크루즈 선내 우리 국민 국내 이송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 지역은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자력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인원도 많았지만 크루즈는 한국인 숫자가 적은 데다 대부분 일본에 거주하고 있어 이송 수요가 높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 크루즈에는 한국 국적의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 등 14명이 탑승해 있다. 승객 9명 중 8명은 일본에 거주하고 있으며, 1명은 국내에 연고가 있다. 승무원의 경우 5명 중에 3명이 일본 등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선내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답답함과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오는 19일이면 선상 격리가 해제되고,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귀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부분 일본 정부의 방침을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크루즈 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각국 정부의 '구출 작전'이 이어지며 정부도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이송 방안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NHK 일요토론에 출연해 크루즈선에서 새로 70명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누계 확진 환자가 35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해당 크루즈에서 3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 내 확진자는 174명으로 늘었다. ⓒap
일본 요코하마항에 12일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해 있다. 항구에는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해당 크루즈에서 39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 내 확진자는 174명으로 늘었다. ⓒap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한 분이라도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분이 있다면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도리"라며 "국내 이송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 분들을 파악했다. 다만 몇 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많은 변화가 있고, 일본 정부가 2월 19일 음성으로 판정된 전원에 대한 하선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늘 이후에도 우리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서 구체적인 국내 이송 희망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조 차관은 "귀국 의사를 밝히신 분이 몇 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서 계속 연락을 취해 나가겠다"며 "총 몇 분이 대상이 될 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 그 때 상황에 맞춰 구체적으로 어떤 국내 이송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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