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 힘빼기' 살얼음 관계 지속… "수사와 기소 분리"
추미애, '검찰 힘빼기' 살얼음 관계 지속… "수사와 기소 분리"
  • 남희영 기자
  • 승인 2020.02.12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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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남희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 한 달여만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부의 수사와 기소 주체를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통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검찰과의 긴장관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인사와 수사절차 등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번번이 갈등을 빚어왔던 추 장관이 '검찰 힘빼기'로 고삐를 다시 조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에 대한 내외의 다양한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는 수사와 기소 절차를 분리해 검찰의 직접 수사 관련 내부적인 독단과 오류를 방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도 대검찰청에 이른바 주요 수사의 검증을 하는 '레드팀' 운영을 해왔지만, 제도·법적으로 강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검사장 회의 등을 통해 일선 검사들의 의견과 우려를 듣고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취임 후 단행한 인사와 직제개편을 둘러싼 논란도 일축했다. 지난해 인사가 난지 6개월도 안돼 간부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윤석열 힘빼기', '좌천성 물갈이' 등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나왔지만, 추 장관은 "사직이 가장 적은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다 만족시킬 수 없지만 괜찮은 인사였다는 후문이 있는 걸로 안다"고 선을 그었다.

직제개편 역시 추 장관 자신이 부임하기 이전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때부터 논의해왔으며, 그 기조 아래 추진된 것으로 갑자기 소통 없이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을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정면 충돌한 것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소장 관련 질문에 답하는 추미애 장관
공소장 관련 질문에 답하는 추미애 장관

 

추 장관은 지난 10일 대검에서 열린 총선 대비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데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 지검장은 '검찰총장 지시를 거부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취지로 이 지검장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법무부가 당시 "날치기 기소"라며 감찰 검토를 언급한 것 역시 유효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수사팀은 지난달 이 지검장이 승인을 하지 않자 윤 총장 지시로 3차장 결재 하에 최 비서관을 기소했다. 추 장관은 "절차에 관한 법을 위배했다면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고 이 부분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법무부의 자체감찰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여부엔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감찰 등 권한 행사를 언급하며 여지를 남겨뒀다. 검찰청법 8조에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추 장관은 "검찰은 조직의 권력 의지를 실현하는 기관이 아니며 법을 수호하고 실현하는 사법적 기관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지휘감독을 통해 검찰이 가져야 할 기본 자세를 먼저 조직 내에 충분히 숙지시키고 조직 문화를 잘 잡아나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감찰도 적절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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