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경제 2.0% 성장 '턱걸이'…10년 만에 최악 성적표
지난해 한국경제 2.0% 성장 '턱걸이'…10년 만에 최악 성적표
  • 정인옥 기자
  • 승인 2020.01.2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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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관은 지난해 3월 부산의 수출은 13억7000만 달러, 수입은 12억9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해 무역수지 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항 신항의 모습.ⓒ뉴시스
부산세관은 지난해 3월 부산의 수출은 13억7000만 달러, 수입은 12억9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해 무역수지 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항 신항의 모습.ⓒ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률을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투자가 고꾸라진 가운데 부진한 수출과 민간 소비가 성장세를 끌어내렸다. 그나마 2%대 성장을 사수할 수 있었던 건 재정을 쏟아부은 정부 부양의 결과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0.4%로 역성장하며 '성장률 쇼크'를 나타낸 뒤 2분기 기저효과로 1.0%로 반등했으나 3분기 0.4%로 주저앉아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었다. 이후 정부의 막판 부양에 힘입어 4분기 1.2%의 성장률로 반전에 성공, 연간 2.0% 성장에 턱걸이하게 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라는 초라한 성적을 떠안게 됐다. 그나마 2%대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정부 재정의 힘이 컸다. 정부소비가 전년대비 6.5% 증가해 지난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간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정부의 기여도가 1.5%포인트나 됐다. 사실상 2.0% 성장률의 대부분을 정부가 메운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정부소비 증가세가 확대됐으나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투자가 고꾸라지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민간 부문 부진세가 뚜렷했다. 설비투자는 8.1% 감소해 2009년(8.1%) 이후 가장 크게 꺾였고, 건설투자도 3.3% 감소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2.0%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2.0%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1.9% 성장률로 1년 전(2.8%)보다 둔화해 2013년(1.7%) 이후 6년 만에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도 2015년(0.2%) 이후 가장 낮은 1.5% 성장에 그쳐 맥을 못췄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1998년(-7.0%)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2%로 2017년 3분기(1.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부소비가 2.6% 늘어나며 성장세를 떠받친 가운데 건설투자가 6.3%의 증가율로 대폭 뛴 영향이 컸다. 이는 2001년 3분기(8.6%) 이후 18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설비투자도 1.5%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은 0.1% 감소했고, 민간소비는 0.7% 증가율로 0%대에 머물렀다. 4분기 성장 기여도는 정부가 1.0%포인트나 됐고, 민간은 0.2%포인트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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