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오전 9시부터 총파업…시민불편·화물운송 차질 불가피
철도노조 오전 9시부터 총파업…시민불편·화물운송 차질 불가피
  • 정인옥 기자
  • 승인 2019.11.20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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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오전 9시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조상수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철도노조 파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철도노조는 19일까지 교섭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뉴시스
조상수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철도노조 파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철도노조는 19일까지 교섭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정인옥 기자] 철도노조가 3년만에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일반 시민들의 교통불편은 물론이고 당장 열차를 이용해 대학면접 시험 등을 치르려는 수험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코레일과 전국철도노조는 20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의 절충노력에도 4조 2교대에 필요한 안전인력 증원안, KTX-SRT 고속철도통합 등 정부는 노조의 요구에 어떤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전향적인 방안이 제시된다면 언제든 교섭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전날인 19일 서울서 열린 노사 대표교섭위원이 참가한 교섭에서 손병석 코레일 사장도 "끝까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돌파구는 열려 있으나 양측간 의견차가 커 단시간 내 극적인 타협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파업에는 필수유지업무인력은 참여하지 않지만 시민들의 불편과 물류운송에서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된 지난 2016년 때 열차 평균 운행률은 80% 초반을 보였다. 당시 파업 첫날 열차별 운행률은 KTX와 통근열차, 전동열차는 대체인력 투입에 따라 평시의 100% 수준으로 정상 운행됐지만 새마을호는 69%, 무궁화호 79.2%, 누리로 열차는 84.6%의 운행률을 각보였다.

또 화물열차는 첫날 152회에서 39회로 일일 운행횟수가 크게 줄면서 운행률 25.7%에 그쳤다. 점차 40%대를 회복했지만 화물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군병력을 포함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더라도 이번 파업으로 KTX 운행률 68.9%, 수도권광역전철 82%(출근시간대 92.5%, 퇴근 시간대 84.2%), 새마을호 58.3%, 무궁화호 62.5%, 화물열차 31%의 운행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화물열차는 내부 대체기관사를 투입해 운행하되 수출입 및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할 방침이다.

코레일은 파업이 5주차에 접어들면 대체인력 피로도, 운행 안전확보 등을 고려해 KTX 운행률은 필수유지업무 수준인 56.7%로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시 운용 인력은 필수유지인력 9630명, 대체인력 4686명 등 총 1만4316명으로 평시 인력 2만3038명의 62.1%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열차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크다.

◇노조 4대 요구사항, 극점 합의점 찾기는 어려워

이에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달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72시간 한시 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에 앞선 경고성 파업였다.

총파업을 막기 위해 코레일 노사 양측은 본교섭 9차, 실무교섭 16차 등 많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파업이 결정됐다.

 지난 11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진행된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53.8% 찬성률로 가까스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철도노조의 4대 요구 사항은 ▲임금정상화, 공기업의 비정상적 임금체불 해소 ▲4조2교대 전환에 따른 철도안전 인력 확보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처우개선 합의이행 ▲철도공공성 강화를 위한 KTX-SRT 통합 등이다.

이 중 안전인력 확충과 수서발고속철도인 SR과의 통합에서 양측간 큰 이견차가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인력 충원 관련해 1800여명 증원을 제시하고 있지만 노조는 4600명을 고집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용역을 진행한 결과 확보해야 할 추가 인력이 1870명으로 나왔다. 노조 측서는 이 보다 약 3000명이나 더 많은 인력을 요구하고 있어 의견차가 크다"면서 "인력증원은 공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국토부, 기재부 등 중앙부처와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난감해 했다.

또 자회사 인원 직접고용이나 고속철도 통합도 정부차원에서 해결한 사안으로 코레일에 결정권이 없다. 따라서 노사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논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는 파업 장기화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로 철도노조도 국토부와 기재부를 교섭과정에 끌어들여 압박을 가하려고 시도 중이지만 교섭당사자가 아니라 중앙부처가 협상자리에 나오기도 쉽지 않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에서도 공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요구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협상 당사자가 아닌 국토부가 교섭에 참석할 의무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부터 정부세종청사에 관련기관과 지자체 등을 포함한 정부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공사 노사는 성실한 교섭을 통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을 도출, 열차운행이 빠른 시간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코레일은 지난 18일부터 비상수송대책본부를 24시간 운영하며 열차운행조정, 안전대책 수립 등 파업 종합수송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KTX와 일반열차, 화물열차별로 운행률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고 홈페이지(www.letskorail.com), 모바일 앱 ‘코레일톡’ 등을 통해 열차 이용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또 승차권 환불(취소)이나 변경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하고 열차 운행이 중지된 경우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다.

SR도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가동, 파업 전 차량 및 시설물에 대한 사전 특별점검을 하고 차량정비 및 객실승무 지원인력을 확보해 대비 중이다.

SR은 KTX 운행 축소로 인해 고객이용 불편이 가중될 것에 대비해 20일부터 파업 종료 다음 날까지 입석 승차권도 판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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