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삼포(抛)세대 말고 삼성(成)세대
[발행인 칼럼] 삼포(抛)세대 말고 삼성(成)세대
  • 편집국
  • 승인 2018.0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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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정대윤 국장

[주간시사매거진 = 편집국] 우리 사회는 현재도 앞으로도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백 년 전에도, 천 년 전에도, 만 년 전에도 그 사회는 속도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어온 인간의 경험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출산’이 아닐까. 이는 단순히 아기를 낳는 경험 그 이상이다. 부모의 역할은 한 마디 말로는 결코 설명할 수도 없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삼포세대’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출산’은 언젠가부터 포기되어야 할 항목이 되어버렸다. 취업과 결혼이 어려우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회 분위기이도 있긴 하지만 이는 ‘가족’이라는 단위가 사라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최근 혈연을 매개로 한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졌다. 이 같은 이유로 이미 우리보다 먼저 비혼과 저출산 현상을 경험한 서구의 경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해오고 있다.

한국 사회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리며 지속될 수는 없는 ‘1인 가구’의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비혼과 저출산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 삼포세대가 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결코 죄가 아니다. 결혼, 그리고 가족과 사랑의 개념에 대해 지나친 경제 자본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우리는 초·중·고·대학을 거쳐 군대 또는 취업 후 결혼과 출산은 당연한 순서처럼 여겼다. 그러나 갈수록 교육의 강도도 취업의 문턱도 결혼의 부담도 커지기만 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취업과 내집마련도 포기한데 이어, 인간관계와 희망까지 포기하고, 건강과 외모관리도 포기한다. 최근에는 ‘삶’까지 포기한다고 해 십포세대, 완포세대 등 그야말로 ‘N포세대’라는 공식에 대입만 하면 된다. 이러한 이면에는 ‘나 혼자 힘들면 된다’는 책임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가방끈이 짧아도, 직장이 없어도, 내 집이 없어도 사랑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결혼을 한 사람들은 모두 불행할까? 포기하지 않아도 될 모든 것을 갖춘 이들이 한 이른바 ‘금수저’ 출신들의 결혼과 출산은 순탄하기만 할까?

아니다. 언제나 그랬듯 세상은 늘 변하고 있다. 한국 사회도 이제 서구가 경험한 비혼과 저출산 경험을 경험하게 되면서 다양한 지원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사회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지만, 불확실성은 자율성의 증대와 맞물린다. 자녀 교육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붓거나 명문대 졸업장의 사회적 효용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가기 싫은 학원을 억지로 보내며 자녀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겨주면서 그런 방식의 양육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져야 할까?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길 게 분명한 앞으로의 자녀세대들에게 세상에는 ‘실패’만이 아닌 ‘성공’이 있다고 알려야 할 용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주간시사매거진 = 편집국 / ntpress@weekly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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