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집단폐렴···국내 실험실 환경 ‘감염관리 취약’ 드러나
건대 집단폐렴···국내 실험실 환경 ‘감염관리 취약’ 드러나
  • 김선화 기자
  • 승인 2015.12.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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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게 잠긴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 (사진= 뉴시스)
[주간시사매거진 = 김선화 기자]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동생대)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은 국내 실험실 환경이 감염 관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태였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실험실 안전점검에서 다수의 안전관리 위반사항이 발견됐다. 동생대는 사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수행되는 곳으로 실험분석을 위해 건초, 배합사료 분쇄와 미생물, 화학적 처리 작업을 수행했으나 실험실 내 안전을 위한 환경은 미흡했다.

공부하는 공간과 실험실 공간이 분리되지 않았을 뿐더러 사료 분쇄실험을 하는 것은 가능한 별도의 장소에서 안전하게 취급해야 하지만 구별 없이 여러 개의 많은 실험실에서 동시에 진행됐고 연구자들은 사료 연구로 인해 세균과 곰팡이 등이 포함된 먼지가 날리는 공간에서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장시간 머물렀다.

또한 실험 후에는 미생물을 냉장고나 배양기 등이 아닌 책상서랍 등에 방치하고, 기본적으로 실험을 할 때 착용해야 되는 개인보호구 등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폐쇄적인 환경에서 증식한 병원체는 부실한 환기 시스템 때문에 특정 실험실에서 발생한 오염된 공기가 다른 실험실로 퍼졌다. 이는 해당 건물은 다루는 병원체의 위험 정도가 낮아 실험실 내 관리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실험실은 다루는 물질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누는데 2, 3, 4 등급은 안전 관리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서 "건국대 건물은 가장 낮은 1등급이어서 명시 규정이 딱히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발견한 위반 사항은 실험실이라면 상식적으로 지켜야 될 규범"이라며 "그런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이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실험실 안전관리 담당 부처와 협의체(교육부 주관)를 구성·운영해 대학 실험실의 안전 환경 개선방안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시사매거진 = 김선화 기자 / ksh@weekly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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