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과일 ․ 채소, 물 등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위험한 음식'
여름 과일 ․ 채소, 물 등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위험한 음식'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5.07.27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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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만성콩팥병 환자가 주의해야할 7가지 수칙

[주간시사매거진 = 남희영 기자] 강동경희대병원(신장내과 이상호 교수)이 여름 과일. 채소 섭취시 '고칼륨혈증 발생주의'를 당부했다.

장마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건강한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여름 땡볕더위는 콩팥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위협적이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시원한 여름 과일이다. 수박, 참외, 토마토 등 여름 과일은 더위와 갈증을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지만, 건강에 좋다고 생각되는 무공해 여름과일이 모두에게 이로운 음식은 아니다.

흔히들 ‘여름을 탄다’는 사람들은 여름철 쉬 피로하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 몸의 칼륨이 부족하면 이 같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칼륨 섭취는 필수적이다.

특히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이나 채소는 여름을 활기차게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먹을거리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 특히 콩팥기능이 절반이상 망가져 제 역할을 못하는 환자에게 과일, 채소의 과다한 섭취는 생명을 빼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콩팥병으로 인해 콩팥을 통해 배출되는 칼륨 배설능력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칼륨의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근육의 힘이 약해 질 뿐 아니라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엔 심장이 멎는 등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적은 활동에도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에는 수분 손실이 많아져 탈수의 위험이 증가한다. 하지만 여름철 탈수는 물의 양을 맹목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수분이나 나트륨, 칼륨 등의 전해질 조절능력이 적기 때문에 갑자기 물을 과도하게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우선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어 심할 경우에는 의식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체액양의 증가와 더불어 혈압을 상승하게 해 콩팥에 매우 해롭다. 특히,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의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수분 섭취가 과도하게 되면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에 폐부종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수분 섭취를 줄이면 탈수에 빠지고 신기능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 만성콩팥병 환자가 주의해야할 7가지 수칙 -

1. 칼륨의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의 섭취를 피해라!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해로운 칼륨은 과일과 채소의 종류에 따라 그 함량이 다르다. 바나나, 참외, 토마토보다는 포도, 오렌지, 사과에 칼륨이 적고, 채소도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쑥, 부추, 상추 등에는 칼륨이 많고, 가지, 당근, 배추, 콩나물, 오이, 깻잎에는 적다. 그리고 줄기보다는 잎에 칼륨이 적다.

2. 과일의 경우 통조림 과일을, 채소는 데쳐서 섭취하고, 국은 가급적 먹지 마라!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담아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 나간다. 때문에 과일은 통조림 과일이 생과일보다 칼륨 함량이 적고 채소도 물에 삶거나 데친 후 먹는 것이 좋다. 채소도 가급적 잘게 썰어서 재료의 10배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 새 물에 몇 번 헹구어서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칼륨의 30-50%를 줄일 수 있다.

3. 주식은 흰밥으로 먹어라!

곡류 중 백미보다는 검정쌀, 현미, 보리, 옥수수, 찹쌀 등에 칼륨이 많다. 도정이 덜 된 곡류에도 칼륨이 많다. 고구마, 감자, 토란, 밤, 땅콩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노란 콩에 검정 콩보다 칼륨이 월등히 많다(50g 당 670 mg 대 84 mg). 녹두, 팥에도 칼륨이 많다. 우유에는 두유보다 칼륨이 월등히 많다(200g 당 296 mg 대 18 mg).

4. 조리 시 저나트륨 소금은 피해라!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경우 부종이나 고혈압이 흔히 동반되므로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 등을 사용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저염 소금이나 저염 간장에는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과일과 야채주스, 녹즙은 피해라!

콩팥병 환자에게 과다한 과일과 야채주스의 섭취는 생명을 빼앗아가는 독이 될 수 있다. 과일과 야채에는 칼륨의 함량이 높으므로 고칼륨혈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근육의 힘이 약해 질 뿐 아니라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하면 심장이 멎는 등 생명을 위협한다. 특히 신장의 기능이 정상의 1/4 이하로 감소된 심한 신부전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녹즙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 외 음료 중 현미 녹차와 코코아에는 커피보다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100g 당 960mg, 730mg, 65mg)

6.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마라!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면 갈증이 생기기 마련. 갈증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갈증이 날 때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너무 많은 양의 물을 마시게 되면, 저나트륨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운동을 할 경우 운동 전에 미리 물을 마셔 두고 운동 중 10-15 분마다 120-150 mL 정도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7. 이온음료와 탄산음료로 갈증 풀지 마라!

무더운 여름철, 사람들은 톡 쏘는 시원함이 있는 콜라와 사이다를 찾게 된다. 하지만 이런 탄산음료는 장내 흡수가 잘 되지 않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 팽만감과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과다한 땀 배출 후에는 수분과 전해질을 한번에 보충할 수 있는 이온음료가 좋다. 하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이온음료에는 많은 양의 칼륨이 포함되어 있어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주간시사매거진 = 남희영 기자 / nhy@weekly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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